[제네시스 EQ900 출격] 현대차 신기술 집합체…차체 절반이 '초고장력 강판' 벤츠보다 튼튼

입력 2015-12-09 17:31  

사전계약 1만대…보름만에 작년 실적 넘어


[ 강현우 기자 ] “세계 최고급 명차들과 당당히 경쟁해나가겠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9일 제네시스 EQ900 출시 행사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EQ900은 현대차가 지난달 독립 출범시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량이다. 이날 처음 공개된 EQ900은 디자인, 안전성, 편의사양 등에서 글로벌 명차들과 겨룰 만한 성능을 갖췄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평가다. 정 회장은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행사장인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도착해 황교안 국무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일일이 악수하고 EQ900을 소개하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겸손한 디자인, 자신감 표현”

EQ900은 제네시스가 2020년까지 구축할 총 6종의 차종 가운데 최고급·초대형 세단이다. 현대차는 10여년간 국내 최고급 세단으로 자리매김한 에쿠스를 이번에 제네시스 EQ900으로 대체했다.

EQ900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고급 세단 개발’을 목표로 2012년부터 개발에 착수, 3년 이상 설계부터 양산까지 1200여명의 전담 연구원을 투입해 만들어낸 야심작이다. 개발 단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겨냥했다.

EQ900의 외관 디자인은 이전 에쿠스의 다소 위압적이던 인상을 버리고 ‘정중하고 깊이 있는 우아함’을 콘셉트로 잡았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겸손한 외관에서 오히려 자신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자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내 디자인은 최상급의 천연가죽과 차별화된 색상 등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죽시트 소재는 이탈리아 가죽 가공회사인 파수비오, 시트 바느질 모양은 오스트리아 복스마크와 공동 개발했다. 색깔은 외장 8종, 내장 5종, 계기판 나무소재 5종 등을 조합해 총 72가지를 내놓았다.

◆초고장력 강판 51.7% 사용

EQ900은 6기통 3.8L GDi(가솔린 직분사), 3.3L 터보 GDi, 8기통 5.0L GDi 등 총 3종의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자가 운전자들이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주행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제네시스 측은 강조했다.

특히 3.3L 터보 GDi는 국산차 브랜드 가운데 3L 이상급에서 처음 적용됐다. 엔진에 압축공기를 불어넣는 터보차저와 연비를 높이는 GDi를 달아 적은 배기량으로도 충분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3.3L 터보 GDi 엔진의 최고 출력은 370마력으로, 3.8L 엔진의 315마력보다 17.4% 높다. 벤치마크 대상인 BMW의 3.0L 터보 엔진(320마력)을 크게 웃돈다.

EQ900에는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두 배 이상 튼튼한 초고장?강판이 51.7% 들어갔다. 이전 에쿠스(16.3%) 대비 3.2배다.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의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20~30%)을 크게 웃돈다. 개발부터 제작까지 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협력해 최적의 소재를 발굴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황 총리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에게 길이 열린다”며 “세계 고급차 시장의 문을 당당히 두드리는 현대차 임직원들이 우리 자동차산업의 새 길을 여는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부터 받은 EQ900 사전계약 건수가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름 만에 에쿠스의 지난해 판매량(8487대)을 넘어섰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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